지적인 척 쌉가능한 애착노트

2025.04.24

요즘 애착 공책을 가지고 다니며 창작 소설의 브레인 스토밍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만 거창하지 그냥 노트에다가 이야기에 대한 아무말이나 쓰다 보면 좋은 생각이 떠올라서 그것도 쭉 써버리는 것 뿐입니다. 노트 전체가 의식의 흐름으로 빽빽합니다.

하지만 내용이 어떻든, 내지가 글씨로 빽빽한 공책은 잘난척 하기 딱 좋은 아이템 아닙니까. 내용이 어떻든요.

어떻게든 완결까지 쓰고 싶다는 발버둥

오타쿠 소설을 쓴 지는 오래되었지만 제일 처음 쓰기 시작한 창작 소설은 RAVE시리즈입니다. 그리고 아직 끝까지 쓰지 못했죠.그렇다면 어떻게 해서든 끝을 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맨~날 마비를 쓰고 싶어서 끙끙 앓고 있다 보니 이러다간 끝이 안 나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 머릿속에 있는 것 없는 것 다 끄집어내 쓰기 위해 생각나는 모든 걸 적는 공책을 하나 마련했더니, 이야기를 구상하는데에 쓰이는 체력도 줄어들고 집필도 매끄럽게 되는 겁니다.
(사실 착각일지도 모릅니다만)

아무튼 효과가 엄청났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RAVE 전용 브레인스토밍 공책을 들고 다니며 시간이 날 때마다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밖에서 글을 쓸 때는 노트북을 들고 다니며 썼는데 이제 노트북도 안 들고 다닙니다. 그냥 아이디어를 쓰던 공책 그 페이지 그대로 초고를 써 버립니다.
엄청나게 러프하긴 합니다만은 타이핑해서 컴퓨터에 옮길 때 대대적으로 수정을 하고 혹은 아예 기억하는 대로 새로 써버리는 방법도 있어서 아무리 대충 써도 심적 부담이 없더라고요.

다만 평범한 학생용 공책을 가방에 아무렇게나 넣고 다니다 보니 표지는 까지고 내지는 구부러지고 접혀서 꽤나 볼품없는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예쁘지는 않지만 애착 공책이라고 치면 나쁘지 않은 영광의 상처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현재 맨날 들고 다니는 공책은 이 너덜너덜한 RAVE 전용 공책 하나입니다.
그런데 혹시 모릅니다. 이제부터 공책 하나가 더 늘어나게 될지...

커피 못 마시는 사람이 스타벅스엘 맨날 가서 결국 포인트로 공책까지 받은 썰 푼다

말 그대로입니다. 커피는 못 마시지만 집에서는 집중을 못해서 카페에서 티 라떼를 시켜놓고 글을 쓰다가 가산을 탕진하고 스타벅스 공식 스토어에서 공책 굿즈를 꽁으로 받을 수 있을 만큼 리워드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그 상당히 많이 모인 리워드의 일부분이 바로 다음달 만료된다는 소식을 알게 된 저는 음료 쿠폰을 대량으로 교환해 불건강해지느냐 고가의 공책을 꽁으로 받느냐의 기로에 서야만 했습니다.
(저는 커피를 못 마셔서 필연적으로 설탕이 잔뜩 들어간 티 라떼를 마셔야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꽤나 질이 좋아 보이는 공책과 리워드를 교환했다는 소식입니다. 이건 마비 전용 공책으로 쓸 생각입니다.

가죽 표지로 된 공책인데, 가죽이 보들보들해서 RAVE 전용 공책처럼 막 가지고 다니지를 못하겠습니다.
특히 저는 가방을 메고 막 뛰어다니는 일이 많기 때문에 제 백팩은 손상위험지대입니다. 제 RAVE 전용 공책이 어떤 꼴이 되었는지 꿈에도 모르실 겁니다.

하지만 시즈 더 잭팟의 초고를 다 쓰면 마비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에 어찌 되었든 들고 다니긴 해야 할 겁니다. 하하하!

애착공책놀이 같이 안해주나... 애착공책놀이 재밌는데...

이야기를 어떻게 전개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는다면 이렇게 애착 공책에 아무말 브레인 스토밍을 해보는 것이 좋은 시도가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창작을 감각으로 하셨던 분들에게는 좋은 기분 전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의 구조를 견고하게 세우는 데에 도움이 되(는 기분이 들)거든요.

제가 쓰는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일단 공책을 펴고 이야기의 어떤 부분을 써야 하는지 적어내립니다.

줄을 바꿔서 그 부분을 쓰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한지 적습니다.

그러면 우리의 머리가 이야기를 목적대로 전개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이리저리 궁리하겠지요? 그러면 그것들을 줄줄 적어내립니다.

'어? 이런 생각을 떠올리다니 혹시 나는 천재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면 '나 천재인듯 ㅋㅋ'라고 적습니다.
그리고 이게 제 공책을 남에게 보여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구체적인 그림이 잡히면 당장 초고를 써 본다, 그런 느낌입니다. 포인트는 규칙에 얽매이지 않을 것, 누구한테 보여줄 것도 아니니까 생각나는 그대로를 적을 것 입니다.
별 거 없지만 정말 도움이 되니 한 번 시도해 보십시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방법에 만족하는 이유는 자신의 이야기에 애정이 생김과 동시에 우리의 발자국이 고스란히 남는 애착 공책과 애착 볼펜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게 정말 좋습니다.

그러니까 만약 이 방법을 시도해 보시고 애착 공책이 생겼다면 저에게도 꼭 이야기해 주십시오. 제가 매우 기뻐할 것입니다.

상당히 오랜만에 새 글을 갱신하게 되었는데 그간 잘 지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음 글이 언제 갱신될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건강하십시오.